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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기 위하여

구약을 읽는 이유

2023.04.15    Sheraton Beach in Denarau

 

 

 

 

내가 구약을 반복해서 읽는 이유는

구약에는 하나님이 직접 등장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사람과 대화를 하시기 때문이고

 

하나님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의향을 밝히시기 때문이며

 

말씀하신 것을 어떻게 이뤄가시는지

말씀을 지키는 자들을 어떻게 돌보시는지

말씀을 지키다가 안 지키게 된 자들을 어떻게 대하시는지

말씀하신 것을 처음부터 지키지 않는 자들을 어떻게 심판하시는지

말씀을 지키지 않다가 다시 되돌아온 자들을 어떻게 용서하시는지 

를 알 수 있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신기방기한 능력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약을 읽고 있으면 물론 지루하고 잔인하고 이해 안 되기도 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어렴풋이나마 내 머리와 느낌으로 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약에서는 만날 수 없는 하나님을 직접 느끼고 싶어

세 번째 구약을 읽고 있다. 

 

 

 

첫 번째 읽을 때는 

 

반복해서 죄짓는 사람들이 한심했고, 그들을 벌주는 하나님이 잔인하다고 생각했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죄를 지어도 벌을 주지 않는 불공정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세상은 신본주의, 하나님이 주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주석서와 함께 읽었고

인물들의 사건과 삶 사이 사이에 하나님의 터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조금 알 수 있었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관점으로 피고 지는 인간사를 보게 되었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하나님과 하나님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고 알게 했던 시간들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세 번째 읽고 있는 지금은

 

ⓐ 한심하고 어리석은 그 인간들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임을 보게 되었고

내 자신의 역겨움에 정말 힘이 들었다. 

 

사건이 무마되면 마음이 바뀌는 이집트 파라오,

한 고비를 넘기면 하나님을 잊고 다른 신들을 향해 복을 빌던 사람들,

자기들을  구름기둥 불기둥, 홍해의 기적으로 이끄시는 기적을 보고도

목마름이나 식탐같은 작은 일로 날 죽일 거냐고 하나님을 비난하는 그들,

좀 살만해지면 자기가 잘난 양 하나님을 잊는 사람들.

 

그들이 나다.  이 부끄러움으로 구원받았다고 해도 죄인이 아니라 말할 수가 없다.

 

 

 

ⓑ 그리고  짧게 묘사된 사건들 사이사이 숨겨진 시간 속에서 숨 쉬고 살아냈을 인물들의 삶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그저 에서의 동생 야곱, 두 아내를 얻고 열두 아들을 얻은 야곱.. 성경에서 묘사된 그대로만 보였다면..

이제는 아버지에게 형이라 속이고 축복을 받는 그 조마조마한 두려움을 가진 야곱의 모습이 보이고

아내를 얻기 위해 도망치듯 떠나 혼자 들판에서 잠을 자고 꿈을 꾸는 그의 외롭고 슬픈 마음이 보이고

수십 년 삼촌의 가축을 돌보며 잠 못 자고 이슬 맞고 고생했을 험난한 세월 속의 그의 고난이 느껴지며

세상 풍파 다 맞은 후 다시 찾은 벧엘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며

자기를 지켜주시기를 끝까지 붙들고 늘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지며

젊어서 집을 떠난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엄마 리브카가 죽은 한 참 후에서야 고향으로 돌아온 그의 그리움도 느껴지며

라헬을 잃고 요셉을 잃고 베냐민 마저 잃을 수 없었던 늙은 남자의 간절함도 느낀다. 

 

무엇보다 백세가 훨씬 넘긴 나이에서야 하나님이 자신을 양육하시고 지켜주신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삶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은 늙은 야곱의  삶의 긴 여정을 본다. 

 

 

그렇게 아담, 노아, 이브, 이삭, 야곱, 요셉, 모세, 다윗, 솔로몬, 엘리야 등등

그들이 살아내었던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되었다. 

 

아담은 930년을 살았다.

 

나만 하루 24시간, 70-80년을 사는 게 아니고, 지금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몇 천년 전의 그들은 우리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우리와 같은 유혹과 욕심, 같은 고통,  같은 실수, 같은 죄, 같은 자괴감으로

살아가야만 했던 사람들이었음을 본다. 

 

 

그래서 그들에게 보냈던 축복과 징계의 기준이 나에게만 예외이기를 바랄 수가 없게 되는 것 같다. 

 

하나님의 사람 모세, 주께서 직접 장사 지내신 모세도 하나님의 징계로 약속된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나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가 그보다 덜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내가 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인간이라 자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닐까 싶다. 

 

그러니 똑바로 살자!!!

두려움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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